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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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문화일보

  • 이혼을 ‘중계’하는 요지경 세상

    “이혼하고 사람 꼴이 아니었어요.” 지난 24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김청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1998년 이혼 후 세간의 이목을 피해 강원도 산속 암자에서 1년 반을 지냈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이혼이 흠이고, 인생의 결격 사유로 치부되던 시대의 그림자죠.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혼인 건수는 19만4000여 건인 반

  • 밥과 똥의 상관관계

    최근 가장 흥미롭게 본 콘텐츠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더 에이트 쇼’(The 8 Show)입니다. 글로벌 비(非)영어 부문 흥행 1위에 오를 정도로 해외 반응도 뜨거웠는데요. 출연자들의 계급 갈등을 ‘쇼’를 매개로 풀었다는 측면에서 ‘오징어 게임’과 비교되곤 하죠. 8명의 참가자는 8개 층에 각각 머뭅니다. 층수는 곧 계급이죠. 1층은 1분에 1만 원

  • K-팝 시장을 맴도는 헬리콥터맘

    ‘부모가 회사로 전화해 항의를 했다.’ 신문 사회면에서 가끔 이런 기사를 봅니다. 장성한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여하는 일명 ‘헬리콥터맘’에 대한 보도인데요. 댓글 반응을 보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죠. 연예계에서도 종종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미성년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고 이른 나이에 데뷔하다 보니, 사회생활을 시작하더라도 소속사와 부모

  • 왜 K-팝 그룹에 ‘그래미’는 먼 존재일까?

    밀리 바닐리라는 전설적인 듀오가 있습니다. 그들이 ‘전설’인 이유는 꽤 부정적이죠. 1988년 흑인 래퍼 두 명으로 결성된 밀리 바닐리는 빼어난 외모와 세련된 무대 매너를 앞세워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음악성도 뛰어난 그들은 데뷔 2년 만인 1990년 권위있는 미국 시상식인 그래미에서 신인상을 받았죠. 하지만 얼마 못 가 수상은 취소됐는데요

  • 280자 한글 가사의 달콤함

    “이제 밤양갱은 ‘먹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겁니다.” 한 가요 관계자가 가수 비비의 ‘밤양갱’을 흥얼거리며 이런 농담을 건넸습니다.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이 노래는 여전히 각종 음원차트 정상을 지키고 있는데요. 왈츠풍의 귀엽고 발랄한 멜로디와 운율이 봄기운과 잘 맞아떨어지며 2024년을 대표하는 ‘봄 캐럴’로 자리매김했죠. ‘밤양갱’의 인

  • 美 컨트리가 부러운 韓 트로트

    지난해 8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이 솔로곡 ‘세븐’으로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멤버들의 군 입대로 BTS의 그룹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파급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터라 14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모건 월렌의 ‘라스트 나이트’(Last Night)를 넘어 선 정국의 성과는 더 주목받았죠. 하지만 정국

  • 천만 배우 정우성은 웃지 못했다

    “감사하지만 우려가 큰 상황이에요.” 16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정우성은 출연작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의 1000만 관객 달성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 인터뷰는 그가 오랜만에 선보인 멜로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의 종방을 앞두고 마련됐는데요. ‘서울의 봄’이 워낙 화제작인 터라 자연스럽게 관련 질문이 쏟아졌죠. 그런

  • 토끼를 따라갔더니 용을 만났습니다

    2023년이 이틀 남았습니다. 세 밤만 자면 2024년이 시작되죠. 갑진년은 ‘청룡의 해’라 불립니다. 그런데 계묘년, 올해는 어떻게 불렸는지 기억나시나요? 5, 4, 3, 2, 1. 5초 만에 답을 하지 못했다면 당신은 ‘땡’입니다. 저 역시 땡이었는데요. 올해는 ‘검은 토끼의 해’였습니다. 토끼는 통상 풍요와 다산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선한 동물로

  • 수상자가 시상자를 고르는 요지경 세상

    얼마 전, K-팝 시장에서 의아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지난달 28∼29일 일본 도쿄돔에서 ‘2023 MAMA AWARDS’가 열렸는데요. 4개의 대상 중 2개의 대상을 거머쥔 걸그룹 뉴진스가 불참했죠. 물론 개인 일정으로 시상식 참석이 어려울 수 있지만, 영상을 통한 수상 소감조차 들을 수 없었는데요. 군 입대를 앞둬 시상식에 불참한 BTS가 또 다른 부

  • ‘밈’의 시대에 ‘유행어’를 묻다

    KBS 2TV ‘개그 콘서트’(개콘)가 3년여 만에 돌아왔습니다. 20% 안팎의 시청률을 구가하던 시절, 이 프로그램은 유행어의 산실이었죠. 일요일 밤에 ‘개콘’을 보고 한 주를 마감하지 않으면 다음 날 출근해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던 때였는데요. ‘개콘’이 재개됐지만 다시금 유행어의 창구가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유행어 탄

  • ‘해롱이’는 갱생하지 못했다

    지난 2018년 방송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소위 ‘역대급’ 드라마로 불리곤 합니다. 당시 신인이었던 출연 배우 박해수, 정해인, 김성철, 박호산, 이규형 등이 이 작품을 통해 주목받으며 줄줄이 주연급으로 발돋움했기 때문이죠. 이 중 이규형이 연기했던 ‘해롱이’가 요즘 다시 언급되고 있습니다. 역할 명에서 알 수 있듯, 해롱이는 약물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런 말이 있죠. 온갖 곡식이 무르익고 곳간이 차는 이 시기 같은 풍요로움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올해 추석은 임시공휴일이 더해지며 엿새간의 연휴였는데요. 그러니 소위 ‘대목’이라 불리며 여러 업종이 활기를 띠었죠. 하지만 극장가의 살풍경은 여전했는데요. ‘한가위 특수’는 없었습니다. 올 추석을 앞두고 한

  • 논란의 ‘치악산’, 등산할까? 관람할까?

    최근 ‘치악산’이 대중의 입길에 올랐습니다. 영화의 제목으로 쓰였는데, 치악산이 위치한 원주시와 시민들의 성토가 이어졌죠. ‘1980년 치악산에서 열여덟 토막 난 시체가 발견됐다’는 허구의 내용을 담은 이 영화가 치악산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요. 앞서 유사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2016년과 2018년 각각 개봉된 영화 ‘곡성’과

  • 평범한 사람들의 세상

    배우 이병헌·박서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가 개봉 일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제목의 어감과 달리, 재난 상황 속에서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전락한 아파트 한 채를 둘러싼 집단 이기주의와 인간성의 말살을 드러내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지켜보며 “공감한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내 몸 하나 가로누울 집

  • 모두 화가 나 있다

    오는 9월 열리는 미국 최대 TV시상식인 ‘에미상’을 챙겨볼 이유가 생겼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기 때문이죠.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 등으로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인물인데요. 지난해 배우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또 하나의 낭보를 기대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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